국내 연구팀이 차가운 겨울철 냉기를 땅 속에 저장했다가 한여름에 꺼내 하우스 등의 냉방에 이용하는 새로운 냉방 기술을 개발했다. 한여름 폭염에 달궈진 하우스 온도는 50~70℃에 육박해 농작물의 생육에 치명적이다. 하지만 한여름 불볕더위에는 냉방기기에도 한계가 있고 높은 에너지비용은 농가에 큰 부담이 된다. 특히나 올해는 고유가에 따른 전력 요금의 상승 등으로 전력 소모가 많은 전기냉방보다는 자연에너지 또는 자연 친화적인 자연냉각의 원리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냉방기술 개발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은 외부동력이 필요 없는, 기포자가진동현상을 이용한 고성능 열교환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열교환 장치는 차가운 외기와, 축냉조에 연결된 구불구불한 형태의 모세관 튜브, 튜브 내부의 냉매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땅속에는 냉기의 저장매체로 물이 축냉조에 보관돼있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외부 공기와 상대적으로 덜 차가운 땅속 물에 온도 차이가 발생한다. 이렇게 열교환 장치 양쪽 끝에서 발생하는 온도차로 내부 냉매가 빠르게 진동하고 흐름이 발생하며 많은 양의 열을 빠르게 전달한다. 즉 땅속 물의 열이 더 차가운 외부로 방열되면서 물 온도는 점점 낮아져 매우 차갑게 되고 이를 여름까지 보관한 후 이용하는 것이다. 이때 열교환 장치 작동에는 외부 동력이 필요 없기 때문에 운전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또한 물질의 상태 변화를 통한 잠열을 이용하면 많은 양의 열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열 교환 기술에 비해서도 에너지 소비량은 50% 이상, 크기는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냉열 생산 효율은 극대화되고 장치 제작에 소요되는 단가 절감도 가능하게 되어 매우 경제적이다. 연구팀은 냉열 생산 열교환 장치를 2022년 3월부터 강원도 평창군 소재의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부지에 설치해 냉열 생산과 냉열 저장 실증 실험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약 1kW의 냉열 생산 성능으로 약 4.5℃의 냉수를 생산해 1톤 용량의 지중 축냉조에 저장하는 결과를 보였다. 앞으로 열교환 장치의 용량과 성능을 높인 후 올해 10월에 완공되는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스마트팜 첨단농업단지 내 100평 규모 유리 온실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냉방 공급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식물공장형 인도어 팜, 도심 건물 등 다양한 수요처의 냉방 및 공조 기술로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연구를 이끈 윤영직 에너지네트워크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세계적인 급격한 기후위기에 따른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고효율, 저비용의 신재생에너지기반 시설하우스 냉방기술 확보가 중요하며, 겨울철 신재생 자연냉기를 이용한 냉방기술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하 ⇒ 원문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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