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자체와 기업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염소 키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염소를 관리하는 전담직원을 두고 있을 정도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달. 일본 도쿄 가스미가세키 국토교통성 청사 옥상에서 이색 실험이 진행됐다.
꽃과 나무로 꾸며진 청사 옥상에는 염소 2마리가 살고 있다. 교통성이 염소를 키우는 이유는 ‘친환경 제초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제초기를 사용해온 교통성은 염소를 활용하면 기름과 전력이 소비되지 않고, 소음이 발생하지 않을뿐더러 베어낸 잡초의 뒤처리를 고민하지 않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람을 동원한 제초작업보다 저렴하고 빠른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장점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일본에 진출한 전자상거래 대기업 아마존을 시작으로 일본 도시 재생기구, 대형 건설사에서 염소를 키우고 있으며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등 여러 지자체에서 염소를 키우고 있다.
나가노현의 경우 기업의 의뢰로 염소를 출장 보내고 있으며, 수요 증가로 염소, 양 등을 전문으로 사육하며 제초작업 의뢰를 받는 업체가 생겨났다. 기업에서 염소를 직접 사육하기 어려운 경우 앞선 업체에 의뢰한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염소를 활용한 제초작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교통성이 키우는 염소의 경우 처음에는 무더위에 지쳤는지 나무 그늘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직원이 염소를 이끌었더니 잡초가 아닌 잘 가꿔놓은 관목을 뜯어 먹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정에 기업에서는 염소관리자를 채용하는 등 염소를 둘러싼 재밌는 일들이 지금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편 사회의 노력에 염소가격이 상승하여 농가에 작은 웃음을 전하고 있다. 지난 경매에서 염소 1마리가 10만엔(약 100만 7000원)에 낙찰됐다.
이날 염소를 출품한 기무라 씨는 “매우 좋은 가격에 염소가 낙찰돼 기쁘다”며 “염소가격이 더 높아지면 좋겠지만 너무 비싸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일정한 가격 유지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seg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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