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 혈장단백질 사료에서 검출..정부, 전국 양돈장 검사 중 발견 ▪‘사료관리법’에 질병검사 규정 없음..“해외선 비일비재…방역이 우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국 양돈장을 휩쓰는 가운데 어린돼지(자돈)용 사료 원료(돼지 유래 혈장단백질)와 이를 원료로 만든 배합사료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잇따라 검출돼 양돈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오염된 사료가 ASF 확산 원인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그간 8대 방역수칙 준수 등 농가 차단방역 중심으로 펼쳐졌던 방역 현장에 일대 파장이 예상된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월24일 사료 원료 제조업체 A사가 공급한 원료로 만든 배합사료 2건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해당 배합사료는 정부가 전국 양돈장을 대상으로 일제 검사하는 과정에서 충남 홍성의 한 양돈장 환경검사 중 발견됐다. 앞서 중수본은 2월20일 역학조사 중간결과에서도 A사가 검사기관에 의뢰한 시료 가운데 ASF 유전자가 2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중수본 측은 “예년과 달리 올해 어린 돼지에서 폐사 신고가 많다는 점에 주목해 어린돼지에 급여한 돼지 혈장단백질 함유 사료와 관련 업계를 중점 조사했다”면서 “사료 원료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가가 보유한 배합사료 완제품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한돈협회에 따르면 해당 농장 사료는 전량 검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충남도와 협력해 2월22일 홍성 돼지농장 한곳의 어린돼지 사료를 전량 회수하고 충남동물위생시험소와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해 ASF 정밀검사를 진행했다”면서 “어린돼지 사료 내 혈장단백질 함량이 1∼5%로 매우 낮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위해 사료 일부가 아닌 전량을 검사했다”고 설명했다. 농가들은 충격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돈농가들은 “사료가 문제라면 그동안 8대 방역수칙이 아니라 18대 방역수칙을 해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삼중으로 울타리를 설치하고 매일 농장을 소독해도 소용없었던 것 아니냐”며 허탈해 했다. 한돈협회는 정부에 ‘ASF 발생농장의 사료 사용 현황 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문제 확인 땐 해당 제품과 업체에 강력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발생농장에 충분한 보상과 지원을 요구하기로 했다. 사료 업계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한 사료업체 관계자는 “혈장단백질 가공과정에서 돼지 혈액을 고온 처리해 바이러스는 감염력을 잃기 때문에 사료로 감염될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해당 혈장단백질을 사용한 사료업체는 15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는 “‘사료관리법’을 준수해 제조했기 때문에 위법은 없다”면서도 사태 파장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사료관리법’은 사료의 품질·안전성을 중점으로 화학성분·유해물질을 검사하고 ASF 등 가축전염병에 대한 별도 검사·관리 규정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한 민간사료시험검사기관 연구원은 “‘사료관리법’에 따라 중금속·잔류농약·곰팡이 등 사료성분에 대해서만 검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혈장단백질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된 것은 비단 국내만의 사례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김유용 서울대학교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는 “중국·베트남에선 ASF 유전자가 발견된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4∼5년 전엔 혈장단백질이나 사료뿐만 아니라 만두 등 음식에서도 유전자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전국 지방정부를 통해 ASF 유전자 검출 사료의 소유자 등에게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해당 물건을 폐기하도록 했다. 조호성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올해 ASF 발생은 최대 3주까지 이어지는 조용한 잠복기와 발생지역에 야생멧돼지 양성 위험이 낮았던 것이 오히려 (원인 규명에선) 함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선 원인의 화살을 돌리는 것보단 우선 바이러스 발생을 멈추게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ASF는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중이다. 2월26일 경남 합천의 한 양돈장이 ASF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올해 발병 사례는 21건으로 늘어났다. 이 하 ⇒ 원문 가기
|